솜이랑 제주도를 갈 때 비행기가 아닌 배를 타고 가는 경우가 있다. 바로 제주도에 일주일 이상 머물 때 주로 이용한다. 배를 탈 경우 비행기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긴 하지만 이동하는 내내 강아지와 함께 있을 수 있고, 차량을 타고 가 선박 하는 경우 많은 짐을 가지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주일 이상 머무르는 경우 챙겨 가야 할 강아지 용품도 정말 많았다. 실내배변을 위한 배변패드부터 사료와 간식, 영양제는 물론 이동할 때 필요한 유모차 등이 있었다. 또 다른 이유는 금전적인 이유인데, 제주도에서 머무르는 기간이 길수록 렌터카 비용이 비싸진다. 따라서 반려인과 강아지의 비행기 티켓과 렌터카 비용을 합친 것보다 차량 선적과 배 승선권 비용이 훨씬 저렴해진다. 이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와 함께 배를 타고 가는 이유는 비행기에 함께 탑승가능한 강아지의 몸무게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항공사에서 지정한 몸무게를 초과할 경우 기내 탑승이 아닌 수화물칸에 강아지 혼자 타고 가야 한다. 그래서 나도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경우엔 솜이가 기내에 탈 수 있는 항공사만 이용했다. 강아지와 배 타고 제주도를 갈 수 있는 노선은 인천, 완도, 목포, 여수, 진도 등 다양한 노선이 있는데 솜이와 나는 그중에서 완도와 목포 노선을 이용해 보았다.
목포 - 제주 노선 예약하기
목포 노선은 씨월드고속훼리에서 '퀸제누비아'와 '퀸메리2'가 운항 중이다. 퀸제누비아는 도착까지 약 5시간, 퀸메리2는 약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두 선박 모두 반려동물 동반 객실을 가지고 있는데, 퀸제누비아는 펫스탠다드와 펫스위트룸 그리고 퀸메리2는 펫플레이룸과 펫스탠다드, 펫스위트룸이 준비되어 있다. 펫플레이룸은 넓은 공간에 강아지와 반려인이 모두 이용하는 공용객실이며, 펫스탠다드는 2인 세트로 판매되는 캐빈 형태의 침대가 여러 개로 이루어진 다인 객실이다. 마지막으로 펫스위트룸은 퀸제누비아의 경우 최대 4인, 퀸메리2는 2인이 사용할 수 있는 개별룸으로 다른 반려인이나 강아지와 마주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나는 퀸제누비아 펫스탠다드룸을 비수기와 성수기 모두 이용해 보았는데, 비수기엔 이용 고객이 적어 한적했지만 성수기엔 모든 캐빈이 가득 찼고 강아지들의 짖는 소리와 바깥 소음으로 인해 신경 쓸게 많았다. 성수기에 일행과 같이 승선한다면, 펫스탠다드룸보다는 펫스위트룸으로 강아지와 편안한 여행을 추천한다.
퀸제누비아와 퀸메리2는 씨월드 고속훼리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다. 출발지와 도착지, 그리고 승선일과 선박을 선택하면 예약가능한 객실명과 객실수, 화물 잔여 대수가 뜬다. 만약 반려동물 동반 객실이 예약창에 뜨지 않는다면 해당 객실은 예약이 끝난 것으로 해당 일자에는 이용이 불가하다. 잔여석 확인 후 다음단계로 넘어가면 객실 예약, 차량 예약, 반려동물 및 자전거 예약, 명단입력 순으로 선택 및 필요 정보를 입력하고 최종 금액 확인 후 결제를 진행하면 된다. 예약자 및 탑승자 정보 입력 시 실제 탑승객 정보를 정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그 이유는 승선시 티켓 확인과 함께 최소 2회 정도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으로 탑승자 정보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만약 기입한 탑승객 정보가 오기입 하거나 변경해야 하는 경우 씨월드 고속훼리 고객센터에 전화해 문의하면 된다.
[퀸제누비아 출항 스케쥴표]
목포 출발 | 제주 출발 | |
화요일 ~ 금요일 | 1:00 | 13:40 |
토요일 | 1:00 | 휴항 |
일요일 | 휴항 | 13:40 |
매월 첫번째, 세번째 월요일 | 9:00 | 17:00 |
정기 휴항 |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월요일 |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월요일 |
[퀸메리2 출항 스케쥴표]
목포 출발 | 제주 출발 | |
월요일 ~ 일요일 | 9:00 | 17:00 |
정기 휴항 | 매월 첫번째·세번째 월요일(목포정박) | 매월 첫번째·세번째 월요일(목포정박) |
퀸제누비아호 차량 선적&승선하기
예약 완료 시 씨월드고속훼리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메시지로 예약 안내 메시지가 오고, 탑승일 기준 하루 전 모바일 승선권과 승선 안내 메시지가 온다. 승객은 1시간 전부터 출항 20분 전까지 승선이 가능하며, 차량을 선적하는 경우엔 이보다 더 빨리 도착해야 한다. 차량 선적은 출항시간 기준 약 2시간 전부터 1시간 전까지 가능하다. 운전자는 차량을 먼저 퀸제누비아호에 선적한 후 다시 나와 여객터미널로 이동해야 하고, 승객 승선시간에 맞춰 퀸제누비아호에 다시 승선하면 된다. 차량 선적 시 운전자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량에 동승자가 있다면 운전자를 제외하고 모두 여객 터미널에 내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반려견과 운전자 단 둘이 여행한다면 선적 시 함께 이동이 가능하며, 차에서 내릴 때 반려견과 함께 여객 터미널로 이동하면 된다.
차를 선적하는 부두로 가면 운전면허증과 예약된 차량 번호 확인 후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배 안에 선적하면 된다. 일찍 도착할수록 가장 안쪽에 선적해 배에서 내릴 때 오래 걸린다는 말이 있었는데, 막상 타보니 지그재그로 주차되어 위치에 따라 나가는 순서가 달라졌다. 배 안에 주차 시 사이드 브레이크를 걸고 내리면 직원분들이 체인을 바퀴에 걸어 고정시켜 준다. 차를 선적 후 나오면 제주에 도착할 때까지 차로 이동할 수 없다. 따라서 필요한 짐은 미리 챙겨 차량 선적 후 가지고 나와야 한다.
1) 목포 출발 - 제주도착
목포항 여객 터미널 바로 옆에 퀸제누비아호가 정박되어 있다. 따라서 운전자는 차량을 선적한 후 안내 표지판을 따라 퀸제누비아호 밖으로 나오면 여객 터미널로 걸어서 이동하면 된다. 그리고 강아지와 함께 여객 터미널에서 탑승시간에 맞춰 티켓과 신분증 확인 후 배에 탑승하면 된다.
2) 제주 출발 - 목포 도착
제주 출발의 경우 제주 여객터미널과 정박된 퀸제누비아호의 거리가 꽤 된다. 따라서 차량을 선적하고 밖으로 나오면 여객 터미널로 가는 셔틀버스 탑승장이 바로 앞에 있다. 약 5-1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셔틀버스는 무료로 탑승이 가능하다. 목포와 마찬가지로 탑승 시간이 되면 신분증과 티켓을 확인받고 탑승하러 가면 된다. 목포항과 차이점은 탑승장에 들어가면 작은 면세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담배나 주류, 화장품, 홍삼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제주 여객 터미널과 퀸제누비아호의 거리가 있어 또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퀸제누비아호 강아지 동반 객실 종류
퀸제누비아호엔 강아지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펫플레이룸, 펫스탠다드룸 그리고 펫스위트룸이 있었다. 먼저 퀸제누비아호의 펫플레이룸은 강아지와 동반해 이코노미 티켓을 끊었거나 펫스탠다드룸과 펫스위트룸을 이용하는 모든 승객이 오가며 이용할 수 있는 실내 공용 공간이었다. 이곳은 반려인 1명 당 1마리의 반려견이 동반 가능하며, 10kg 이하인 친구들만 이용할 수 있다. 여러 개의 테이블과 의자, 실내 배변공간, 그리고 강아지를 잠시 분리해 넣어둘 수 있는 라커룸들이 있었다. 배 안의 식당이나 오락 공간은 반려견과 동반 이용이 불가하기 때문에 라커룸이 마련된 것 같았으나 유리문의 구멍이 커서 소형견이라면 빠져나와 2층칸의 경우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펫플레이룸 안에선 강아지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때문에 솜이처럼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하지 않는 객실이다.
펫스탠다드룸은 2층 침대 형태의 캐빈으로 이뤄진 객실이었다. 그래서 2인 기준으로 127,600원에 티켓이 판매되므로 혼자 탑승하더라도 해당 객실은 2인 티켓을 끊어야 한다. 총 16개의 캐빈으로 이뤄져 있으며, 침대엔 베개와 이불, 개별 전등과 콘센트가 마련되어 있다. 펫플레이룸에 비해선 개인적인 공간을 가질 수 있으나 펫스탠다드룸에서 함께 머무는 강아지나 사람들이 내는 소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펫스탠다드룸 이용객이 적었을 때는 5시간 내내 조용히 타고 왔었으나 해당 객실이 꽉 찼을 때는 여러 사람들이 내는 소음과 강아지들이 짖는 경우도 많았고, 배까지 흔들려 침대에서 나는 소음도 상당했다. 소음에 예민한 강아지라면 펫스탠다드룸도 힘든 여정이 될 것 같았다.
펫스위트룸은 반려동물과 가장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단독 객실로 퀸제누비아호의 경우 객실당 최대 4명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만약 4명 이상 강아지와 함께 퀸제누이바호를 이용한다면 펫스위트룸으로 편하게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펫스탠다드룸 4인 예약과 6,900원 차이밖에 나지 않고, 강아지나 반려인이 소음에 예민하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 배가 많이 흔들릴 때 편안히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펫스위트룸의 경우 1인 예약 시 256,700원, 최대 4인 예약 시 262,100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강아지와 함께 퀸제누비아호 편의시설 이용이 가능할까
퀸제누비아호엔 다양한 편의시설이 구비되어 있는데, 그중 강아지를 위한 공간은 6층 야외 갑판에 위치한 야외 운동장이 있다. 크기는 작지만 대형견과 중소형견을 위한 공간이 분리되어 있으며, 인조잔디가 깔려 있기 때문에 실외배변을 하는 친구들도 걱정 없다. 다만 비가 오거나 배가 많이 흔들릴 경우엔 갑판 이용이 불가하므로 야외 운동장도 입장이 불가하다.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엔 실내 플레이룸을 이용하거나 배변패드를 챙겨 가면 좋을 듯하다.
야외 운동장뿐만 아니라 야외 갑판도 강아지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단 갑판을 이용하거나 배 안에서 이동할 경우 반려견 캐리어나 유모차를 이용해야 한다. 야외 갑판은 5층과 6층, 7층에서 이용할 수 있다. 펫플레이룸이 5층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식당을 통과하면 5층 야외 갑판으로 빠르게 나갈 수 있는데 강아지는 식당 출입이 불가하다. 따라서 라운지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6층 야외갑판으로 나가 야외 계단을 통해 5층으로 내려갈 수 있다. 5층 야외갑판은 식당과 인접해 있어 테이블과 의자가 잘 마련되어 있어 강아지와 함께 바다를 보며 쉴 수 있다.
이 외에 파리바게트, 편의점, 노래방, 안마의자, 오락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설이 반려동물 출입이 불가하다. 그중 편의점은 강아지 캐리어 이용 시 입장이 가능했고, 식당은 앞서 말했듯이 동반이 불가해 야외갑판 테이블에서 강아지와 이용이 가능하다.
퀸제누비아호 탑승 시 챙겨야 할 반려용품
1) 이동가방 또는 유모차
퀸제누비아호 탑승 및 실내 이동시 강아지는 이동가방이나 유모차를 이용해야 한다. 나는 유모차보다는 이동가방이나 캔넬을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첫 번째 배를 승선할 때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에서 출발하는 경우 버스를 타고 배까지 이동해야 하므로 유모차를 접었다 펴거나 들고 이동하는데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펫플레이룸과 펫스탠드룸은 여러 강아지와 사람이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펫스위트룸에 비해 공간이 협소하다. 유모차를 세워둘 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이동가방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2) 배변패드와 기저귀, 배변봉투
실외 배변만 하는 친구라면 야외 운동장을 이용하면 되지만 실내 배변을 하거나 마킹을 하는 친구들이라면 배변패드와 기저귀를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날씨가 좋지 않은 경우 야외 이동이 통제되기 때문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배변패드를 챙기는 것이 좋다.
3) 쿨매트와 아이스팩 파우치, 휴대용 선풍기
10월, 4월에 퀸제누비아호를 이용했을 때 객실 내부가 생각보다 더웠다. 특히 더위를 많이 타는 솜이는 헥헥 거리며 더워하느라 캐빈 안에서 계속 뒤척거렸다. 그래서 이동가방에 쿨매트와 아이스팩 파우치를 꺼내주고, 유모차에 사용하던 휴대용 선풍기를 틀어 체온을 낮춰 주었다. 그리고 챙겨간 물그릇에 틈틈이 물을 주어 수분 섭취를 도왔다.
4) 하네스나 목줄, 리드줄
목포에서 새벽에 출발하는 경우 대부분 퀸제누비아호 안에서 잠을 청한다. 그런데 자다가 깜짝 놀라 깨는 경우들이 있었는데, 바로 강아지나 아이들이 돌아다닐 때였다. 아무래도 모두가 쉬는 공간인 만큼 내 반려견이 캐빈 밖으로 나가거나 돌아다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혹시라도 다른 강아지와 마주쳤을 때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도착할 때까지 솜이에게 목줄을 착용한 뒤 리드줄을 손목에 걸어두거나 캐빈 안에 있는 고리에 걸어 두었다. 배 안에서 모두가 얼굴 붉힐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강아지와 아이들 모두 반려인과 부모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5) 간식과 노즈워크 장난감
배라는 공간이 강아지들에게 낯설어 예민해질 수 있다. 애착인형을 챙겨 안정감을 주거나 좋아하는 간식을 먹으며 불안함을 달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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